김영하 저자는 1968년 강원도 화천에서 태어나 군인인 아버지를 따라 여러 지역을 옮겨 다니며 성장했다. 잠실의 신천중학교와 잠실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연세대학교 경영학 학사와 석사를 취득했다. 한 번도 자신이 작가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지만, 대학원에 재학 중이던 1990년대 초에 PC통신 하이텔에 올린 짤막한 콩트들이 뜨거운 반응을 얻는 것을 보고 자신의 작가적 재능을 처음으로 깨달았다. 서울에서 아내와 함께 살며 여행, 요리, 그림 그리기와 정원 일을 좋아한다.
"언젠가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는 햄릿이라는 인물이 비현실적이라는 한 독자의 질문에, “이보게, 젊은이. 햄릿은 지금 내 앞에 서 있는 자네보다 훨씬 더 살아 있네”라고 답했다고 한다. 이 대목을 읽다가 문득, 나라는 인간과 내 소설의 관계 역시 그와 비슷하지 않은가 돌아보게 되었다. 지금 책상 앞에 앉아 있는 나라는 존재는 어지러이 둔갑을 거듭하는 허깨비일지도 모른다. 그보다 더 “살아 있”는 것은 지금껏 내가 쓴 것들일 것이다. 그 책들이 풍랑에 흔들리는 조각배 같은 내 영혼을 저 수면 아래에서 단단히 붙들어주는 것을 느끼곤 한다."
"작가는 1인 미디어라고 생각한다. 노동하는 이들, 세상의 가치있는 재화를 생산하느라 미처 그럴 여유가 없는 사람들을 대신해 보고, 듣고, 감각하고, 표현하라고 세상이 생활비를 주는 거다. 그러니까 작가는 자신이 보고 듣고 경험하는 모든 것을 자기만의 필터로 표현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영화일 수도, 음악일 수도, 여행일 수도 있다.
장편소설 『살인자의 기억법』, 『너의 목소리가 들려』, 『퀴즈쇼』, 『빛의 제국』, 『검은 꽃』, 『아랑은 왜』,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 소설집 『오직 두 사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아무도』, 『오빠가 돌아왔다』, 『엘리베이터에 낀 그 남자는 어떻게 되었나』, 『호출』, 산문집 삼부작 『보다』, 『말하다』, 『읽다』 등을 출간했다. F. 스콧 피츠제럴드의 『위대한 개츠비』를 번역했다. 문학동네작가상 동인문학상 황순원문학상 만해문학상 현대문학상 이상문학상 김유정문학상 오영수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저자는 자신의 여행 경험을 바탕으로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낸다. 여행 산문집이지만 여타 흔한 여행 관련 도서들처럼 경험 위주의 서술이 아니였기에 좋았다. 여행과 글쓰기, 여행과 삶 등 여행을 통한 사색의 내용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흘러간다. 특히, 다양한 이야기들의 인용을 통한 인문학적 사유는 매력적인 내용이었다. 소설가의 관점에서 여행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여행에 대해 깊게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여행을 즐겨 떠나지도 않았을 뿐더러 여행을 떠나고 싶다는 욕구 또한 없는 편이었다. 하지만 김민철 작가의 <모든 요일의 여행>을 읽고 나서 느낀 바처럼, 나는 <여행의 이유>를 읽고 나서도 여행을 제대로 해본 적이 없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책에서 언급했듯이, 과거에 대한 후회와 미래에 대한 근심을 떠나 날 현재에 머물게 해줄 여행, 내가 누구인지 잊어버림으로써 나 자신을 찾을 수 있는 여행의 경험이 없다는게 아쉬웠다.
책을 읽으며 느낀 여행의 가장 큰 매력은 본래의 목적과는 다른 생각치 못한 것을 얻고 돌아온다는 것이다. 경험하지 않아 나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모르고, 평소 하던 생각에 갇힌 발전없는 삶은 재미가 없다. 삶이 계획한대로만 흘러간다면 나도 모르는 무언가를 경험하고 생각하며 삶을 풍성하게 만들어 줄 기회도 놓칠 것이다. 내가 모르기에 얻을 수 없는 무언가를 얻기 위해 여행을 떠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렇다면 여행기란 본질적으로 무엇일까? 그것은 여행의 성공이라는 목적을 향해 집을 떠난 주인공이 이런저런 시련을 겪다가 원래 성취하고자 했던 것과 다른 어떤 것을 얻어서 출발점으로 돌아오는 것이다.
인생과 여행은 그래서 신비롭다. 설령 우리가 원하던 것을 얻지 못하고, 예상치 못한 실패와 시련, 좌절을 겪는다 해도, 우리가 그 안에서 얼마든지 기쁨을 찾아내고 행복을 누리며 깊은 깨달음을 얻기 때문이다.
인간의 행동은 입버릇처럼 내뱉고 다니는 신념보다 자기도 모르는 믿음에 더 좌우된다. 모르기 때문에 더더욱 그렇게 된다.
호텔은 집요하게 기억을 지운다. 이전 투숙객의 기억은 물론이거니와 내가 전날 남겼던 생활의 흔적도 지워지거나 살짝 달라져 있다.
영감을 얻기 위해서 혹은 글을 쓰기 위해서 여행을 떠나지는 않는다. 여행은 오히려 그것들과 멀어지기 위해 떠나는 것이다.
여행이 끝나면, 우리는 그 경험들 중에서 의미 있는 것들을 생각으로 바꿔 저장한다. 영감을 좇아 여행을 떠난 적은 없지만, 길 위의 날들이 쌓여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
여행은 우리를 오직 현재에만 머물게 하고, 일상의 근심과 후회, 미련으로부터 해방시킨다.
페넬로페의 침대에 누운 오디세우스는 비로소 깨달았을 것이다. 그토록 길고 고통스러웠던 여행의 목적은 고작 자기 자신으로 돌아오기 위한 것이었다.
준 만큼 받는 관계보다 누군가에게 준 것이 돌고 돌아 다시 나에게로 돌아오는 세상이 더 살 만한 세상이 아닐까. 이런 환대의 순환을 가장 잘 경험할 수 있는 게 여행이다.
여행자는 어디로 여행하느냐에 따라, 자신이 그 나라와 도시를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또한 그 도시의 정주민들이 여행자를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자신을 드러내고 싶은 방식을 적극적으로 조정하고 맞춘다.
여행은 어쩌면 '아무것도 아닌 자'가 되기 위한 것인지도 모른다. 나이가 들면서, 점점 더 사회적으로 나에게 부여된 정체성이 때로 감옥처럼 느껴지는 순간이 많아지면서, 여행은 내가 누구인지를 확인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내가 누구인지를 잠시 잊어버리러 떠나는 것이 되어가고 있다.
여행이란 포기하면서 만족하는 것을 배워가는 과정이며, 한 번의 여행에서 모든 것을 보아버리면 다음 여행이 가난해진다.
김영하의 북클럽이라는 걸 운영하고 있는데 매우 단순하다.
가입 절차는 따로 없습니다. 단지 다른 이들과 감상을 나누고 싶다면, 선정된 도서를 읽은 후,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리뷰나 감상을 올리면서 #김영하북클럽 해시태그를 붙이면 됩니다. 월말에는 인스타그램 라이브방송에서 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눕니다. 라이브방송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클럽장 @youngha_writer 을 팔로우하시고 라이브방송이 시작되는 시간에 인스타그램에 접속하시면 라이브방송 시작 안내가 뜹니다. 그때 라이브방송 안내 아이콘을 클릭하시면 됩니다.
한 달에 한 권을 정해 같이 읽습니다. 선정은 클럽장 @youngha_writer 이 합니다.
매달 작가이자 클럽장인 김영하가 선정하는 책을 함께 읽고 라이브방송을 통해 감상을 나누는 식으로 진행된다. 선정되는 책의 종류는 소설부터 철학책까지 다양하다. 직접 만나는 모임이 아니라 아쉽지만, 팬으로 김영하 작가의 독서 취향과 책에 대한 이야기가 궁금한 사람이라면 다른 북클럽보다 더 값진 모임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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